정치권 "핵무기 갖는게 북핵(北核) 포기시키는 가장 효과적 방법"

권대열 기자 dy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05.28 03:13

핵주권론 급부상

북한
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우리도 독자적인 핵(核)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핵 주권' 논의가 일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7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북한 핵 문제에 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된 대처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우리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했지만 과연 유효한지를 다시 한 번 냉철하게 짚어봐야 된다"고 했다. 외교적인 수사(修辭)로 표현했지만 '이제 우리도 진전된 핵 능력을 검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였다.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해 강경론인 '핵 무장론'과, 평화적인 '핵주기 완성론' 두 갈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우리도 자위용 핵무기를 개발할 때가 온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도 "우리도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했다

 



김용갑 전 의원도 "미국의 핵우산은 영원하지 않다. 우리도 생존을 위해 핵을 개발해야 한다"고 해왔다.

이런 핵 무장론은 아직 소수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포기한 '평화적인 핵 이용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미국과의 원자력협력협정 등에 따라 독자적인 핵 재처리·농축 시설 보유를 못하게 돼 있다.

북한의 핵 실험을 계기로 우리도 '핵 연료 생산→사용→폐기물을 이용한 재처리'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정을 완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는 것이 '핵 주기 완성론'이다. 여당 지도부가 이날 말한 "새로운 대처방안"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5일 핵실험을 한 뒤 단거리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있다. 식량 살 돈도 없다는 사람들이 그 돈은 또 어디에서 다 조달하는지 모를 일이다. 26일 통일전망대에 설치된 북한 미사일 기지 현황판을 바라보고 있는 관광객들./뉴시스
정부도 이를 미국과 협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부장관은 26일 국회에서 "2012년까지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핵 사이클에 있어서 우리의 주권에 관한 문제도 심각하게 협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핵 연료를 재처리하면 핵무기 제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민주당 쪽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있다. 노영민 대변인은 "무력충돌은 남북 모두 이로울 것이 없는 민족 공멸의 길"이라고 했다. 외교부장관 출신인 송민순 의원은 "핵 자체를 없애는 데 집중해야지 국가안보를 이런 감성적 반응에 의존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했다.